지하로부터의 수기
2024.12.17
part 1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 되지 못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숫제 아무것도 될 수 없었다. 심술궂은 인간도, 착한 인간도, 야비한 인간도, 정직한 인간도, 영웅도, 벌레도 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 방구석에서 이렇게 연명하면서, 현명한 인간이라면 진정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오직 바보만이 뭐든되는 법이다, 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표독스러운 위안이나 하며 나 자신을 약 올리고 있다. 그렇다, 19세기의 현명한 인간은 정신적으로도 우선적으로 성격이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반면 성격이있는 인간, 즉 활동가는 우선적으로 꽉 막힌 존재가 되어야 한다. 오늘도 또 이렇게 더러운 짓을 저질렀다, 일단 저지른 일은 절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법이다, 하느 것을 강렬하게 의식하고 그걸 빌미로 남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