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헐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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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마케터가 생각하는 블로그,

내가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는 이유 

 

2020년 오늘은 블로그가 광고 지뢰로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 네이버는 바이럴 에이전시 그리고 체험단 광고로 뒤덮여있고, 다음과 구글은 구글 광고로 뒤덮인 빌드형 블로그 (티스토리, 워드프레스 등)가 선점하고 있다.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는 많은 텍스트에서 (리얼, 진짜) 정보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느니 썸네일 형태로 미리 정보의 퀄리티를 가늠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정보를 찾고 즐겨찾기 (구독, 팔로우)하며 저장한다. 블로그는 죽은 것일까.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았듯이 블로그가 죽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텍스트의 힘은 강하고, 이 텍스트를 제일 잘 아카이브하고 여러 유형의 콘텐츠를 게재할 수 있는 것 또한 블로그만 갖춘 특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에 대한 이모저모를 과거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한다.

 

 

1. 블로그 마켓 운영

 

20대 초반에 네이버 블로그를 열심히 했다. 방문자들이 늘다 보니 (일일 1,000명 이상) 품이 크지 않은 의류 판매 서비스, 번역 서비스를 운영하였다. 이후 사이트 또한 열었는데 블로그로 들어오는 고객과 매출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서로 이웃, 이웃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고객이자 파트너였다. 서로의 이벤트를 퍼가고 이벤트에 참여하며 서로의 물건을 소비하고 취향을 공유하는 하나의 커뮤니티였다. 2030 세대가 운영하는 ‘블로그 공구, 마켓’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때이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력있는 블로거들은 본인 제품 광고도 하면서 로열 트래픽을 모을 수 있는 좋은 진성 정보 (특히 본인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많이 올렸기에 네이버 검색 결과도 꽤 깨끗한 편이었다. 되려 온라인 쇼핑몰은 그만, 믿을 수 있는 블로거로부터 저렴하게 구매! 진정한 꿀팁은 파워블로거로부터! 슬로건이 가능한 때였다.

 

이후 ‘오프라인' 행사 기획자로 취직하며 블로그와 멀어졌고 막 론칭한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갔다. 많은 블로거들이 대이동을 하였다. 블로그 포스팅, 유지를 위해 요구되는 시간은 너무 많지만 인스타그램은 좋아요와 빠른 댓글 그리고 사진을 낱장만 올려도 되기 때문이다. 

 

  • 블로그는 포털 검색에 노출되기 좋으며 게시글 작성, 덧글 관리 등 실질적인 운영이 간편하기에 많은 1인 사업자들이 지금도(네이버) 블로그를 사이트처럼 이용한다.

  •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 광고 +  블로그 또는 네이버 팜스토어 : 현재 1인 기업의 마케팅 공식이다.

  • 패션 분야의 블로그 마켓, 공구는 인플루언서 마켓 플랫폼(에이블리, 네이버 셀렉티브 등)에 흡수, 서비스 분야의 1인 프리랜서 블로그는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크몽, 숨고 등)에 흡수되었다.

 

2. 바이럴 마케팅 전쟁터

 

20대 중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마케터로 이직 후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열어보니, 바이럴 마케팅의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글자 수, 브랜드 키워드 기입 횟수, 사진 규격 등 여러 ‘검색 최적화’ 설이 난무하였는데 그냥 엉망진창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복제된 글을 보고 정말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찐 정보가 필요한 사람은 "내 돈 주고 산 리뷰 / 진짜 내 돈 주고 먹은 후기"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난 이직 후 테스트베드용으로 개인 블로그를 다시 열어서 "좋은 콘텐츠를 네이버 로봇, 네이버 카테고리 큐레이터 그리고 유저들이 알아볼까?"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해외의 디자인, 사진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인터뷰를 큐레이션하고 번역하여 올렸다. 운영한 6개월 내내 네이버 메인에 걸렸다. 이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 : 좋은 콘텐츠는 노출된다. 

그러나 이는 광고 없는 ‘콘텐츠’일 뿐이었다. 예를 들어 디자인 에이전시라서 디자인 정보만 주야장천 공유하면 소비자들이 주문을 넣을까? 대다수의 기업 블로그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기업을 위한 블로그 운영이 아니라 블로그를 위한 블로그 운영에 몰두한 건 아닐까. 콘텐츠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블로그 유입’에 용이한 콘텐츠 끝에 사이트 링크를 넣어 ‘사이트 유입’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획하고 ‘블로그’는 사이트에 들어오는 ‘창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개인 프로젝트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 기업 서비스의 타겟 고객을 분석하여 콘텐츠 마케팅의 전략을 구축하여 운영하였다.

 
3. 개인 블로거도 바이럴의 세계로, 체험단

 
2~3년 전 블로그 체험단의 대물결 또한 시작되었다. 나는 [제주] 게시판에 꾸준히 가본 곳, 맛집, 카페를 올렸기에 체험단 사이트에 신청 버튼을 누르면 바로 승인이 되었다. 네이버 블로그는 광고 수익은 애드포스트는 나에게 매달 치킨 사 먹을 용돈을 안겨줬지만 이 보다는 체험단으로 먹는 음식들이 더 큰 혜택으로 다가왔다. 정말 내 일상도 기록하면서, 체험단도 하는 게 목적인 일반 블로그라면 8:2 비율 정도로 좋은 콘텐츠와 체험단/광고 비중을 정하려 적절하게 운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중에 마케터로서 체험단을 의뢰해보니 이는 클라이언트가 선정하는 시스템이다. 평균 방문자 수에 따라 체험단 사이트가 추천도 해주지만 의뢰한 브랜드의 마케터가 "이 블로거는 우리 콘텐츠를 원하는 방향으로 잘 담고 노출이 잘 되겠어.” 하고 직접 선택한다. 그러나 검색해서 해당 포스트를 조회한 포털 이용자는 글 하단에 "이 포스트는 제품을 받고..."글을 보고 한숨을 쉬며 닫을 뿐이다. 브랜드 마케터는 블로그의 지수를 달리 평가해야 한다.

블로그의 구독자들이 얼마나 형성되어 있는가. 구독자들이, 그래 이 사람이라면 광고도 신중하게 골랐을거야. 좋을 거야. 신뢰는 가질 정도여야 하지 않을까. 의뢰하는 마케터라면 블로거가 그저 체험단을 사냥하는 체리피커인지 확인하자. 블로거라면 정보를 찾으러 검색하여 들어온 이용자를 어떻게 구독자, 더 나아가 애독자로 만들지 고민해보자. 

 


 

맡은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마케팅 뿐만 아니라 운영 총괄에 신규 프로젝트까지 맡게 되며 개인 블로그는 다시금 닫힌 상태가 되었다. 때때로 맡은 서비스를 체험단에 의뢰하며, 경쟁사 블로그와 주력 키워드의 인기글을 때때로 모니터링하며, 직접 추천 글을 써준 이용자 블로거의 글을 읽고 감동을 받으며 블로그와 애증의 관계를 지속해나갔다.

+ 네이버는 복제형 저급 바이럴 블로그를 ‘저품질’로 돌려 노출되지 않는 알고리즘을 계속 업데이트해왔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바이럴 마케터들은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로 상위 노출을 도전한다. 네이버가 체험단을 건드리지는 않고 있지만 바이럴 블로그에 체험단을 정말 보고 싶지 않은 포털 이용자는 나날이 늘어가고 네이버를 이탈하고 있다.

 

4. 다시 시작해요, 블로그

 

언젠가부터 블로그를 멀리하고 나만의 ‘구독, 즐겨찾기’ 리스트로 광고로부터 무장하게 되었다. 검색하여 최애 인스타그래머 / 유튜버를 찾고 정착하는 건 어렵지만 한 번 나만의 리스트를 갖추면 아주 오랫동안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재미에 빠져 나 또한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오마이라이프를 검색해주세요 ✨) 그러다 보니 블로그로도 이런 좋은 영향력, 즐거운 콘텐츠, 약간의 광고는 내 최애 크리에이터를 지속하게해! 응원하는 구독자 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분명 인스타 상의 스낵 콘텐츠, 유튜브 영상 또한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긴 호흡을 지닌 ‘글’, 시리즈물, 나열된 사진들의 매력 또한 유니크하기 때문이다. (블로그가 싫어서 인스타그램에 갔더니 또 싫어졌고. 유튜브에 갔더니 쏟아지는 영상이 싫어 텍스트가 가득한 블로그를 찾게 되었다. - 이런 웃긴 이야기다.)

 

도전해보고 싶은 게 생기면 또 실천해야만 하는 성격을 지녔기에 나는 회사 서비스 공식 블로그를 새롭게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내 개인 블로그를 시작한다. 레드보다 붉은 블러드 오션에서, ‘보석 같은’ 웹진과 블로그를 찾으면 누군가에게 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유튜브를 좋은 예로 들을 수 있다. 네이버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은 유저 콘텐츠의 바다에서 나의 취향에 맞는 유튜버를 찾으면 매주 그들의 영상 업데이트를 기다리게 된다. 뉴스레터 형태의 뉴닉, 어피티 또한 마찬가지이다. 블로그도 그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와 함께 블로그를 시작해본다. 

 

난 블로그가 다른 SNS를 대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블로그는 텍스트형 콘텐츠로서, 인스타그램은 스낵 사진형 콘텐츠로서, 텍스트는 스택형 텍스트 콘텐츠로서, 유튜브는 영상 콘텐츠로서 계속 각자의 길을 걷지 않을까 싶다. 각기의 콘텐츠 플랫폼은 계속 성장할 테고, 그 속에서 나만의 보석을 찾으려고 모두 노력할 테고. 난 누군가에게 그런 보석 같은 블로그를 보여드리고 싶다. 

 

 


데이지

오마이라이프 인스타그램 | 북스타그램 | 유튜브 

daisy@ohmy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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