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가 생기기 이전
행운의 장소인 이 가족 밖에서는 세상의 폭풍이 몰아쳤다. 안이하고 좋던 시절이 완전히 가 버린 것이다. (남편 데이비드의 승진은 누락되었으나 해고는 피함. 단 헤리엇의 누이 세라의 남편은 해직을 당했다.) 세라는 집안의 모든 불행을 자신과 남편이 다 받는다고 우울하게 농을 했다.
해리엇은 그것이 나쁜 운수 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데이비드에게 몰래 말했다. 세라와 윌리엄의 불행과 그들의 싸움이 아마도 몽고인 같은 애를 끌어낸 것이리라. - 그래, 그래, 물론 그런 사람을 몽고인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하지만 그 작은 여자애는 약간 칭기즈칸 같지, 안 그래? / 데이비드는 해리엇의 이런 면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의 나머지 부분과는 맞지 않는 숙명론. 그는 그건 어리석고 히스테릭한 생각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해리엇은 토라졌지만 둘은 곧 화해했다.
*모순적인 개인주의적 성향이 보인 데이비드
"왜 항상 그 애들을 함께 재우지 않지요? 그렇게 작은 젖먹이들에게 각자 방 하나라니요!"
"그건 중요해요. 모든 사람은 각자 방이 하나씩 있어야 해요." 데이비드가 강하게 말했다.
*여섯 아이, 가족상에 대한 집착
"언니네 정말 애 넷을 더 가질 작정은 아니지?" 세라가 한숨을 쉬면서 물었다. 모두가 그녀의 말을 운명에 네 번 더 도전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아니, 우린 그럴 참이에요." 데이비드가 말했다. "그래요, 확실히 그럴 거예요." 헤리엇이 말했다. "이게 사실은 모두들 원하는 거지요.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않도록 세뇌를 당한 거예요. 사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살기를 정말 바라고 있어요."
"행복한 가정 생활이라." 몰리가 비판적으로 말했다. 그녀는 가정이 중요한 일의 뒷배경으로 물러나 있는 그런 생활을 지지했다.
"우리가 이 집안의 중심이에요. 해리엇과 제가요. 어머니가 아니에요." 데이비드가 말했다.
*다섯째 아이를 임신한 해리엇
임신 세달째라기에는 더 강하게 반응하는 태아를 보고 혹시 임신한지 한달은 더 된 게 아닐까 생각하는 부부. 결국 의사에게 찾아가는데.
"아마도 내가 한 달 잘못 계산한 모양이죠. 만약 그렇다면 해리엇 당신도 아주 부주의했군요." (뭐라는 거야?)
이런 꾸짖음을 모두에게 받는 터라 그녀는 발끈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죠."
그녀가 듣기에 그의 결혼생활이 어렵다더니 그는 더 이상 젊지 않은 지쳐 빠진 모습이었다. 이전에 그녀는 항상 그에 대해 우월하게 느꼈다. 이제 그녀는 전문가답게 과묵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자신이 그의 자비에 달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넌 정말 성질 고약한 암소야, 하고 자신을 꾸짖었다. (암소라니)
(헤리엇)고통이 너무 심해서 그녀는 울곤 했다. 밤중에 데이비드는 그녀가 신음하거나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 더 이상 위로해 줄 수가 없었다. 요즈음 그녀는 자신을 감싸는 그의 팔에서 더 이상 도움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데이비드) 그는 옛날에 하던 식으로 다정하게 그녀의 배 위에 손을 올려놓는 일을 그만두었다. (...) 그가 하는 어떤 말도 해리엇에게 먹혀들지 않았다. 그는 공유할 수 없는 이 태아와의 싸움 때문에 그녀가 자신에게 떠나갔다고 느꼈다. 그녀는 완전히 신들린 사람 같았다.
모두들 - 데이비드 역시 - 이 애가 너무 빨리 생겨서 그녀가 단지 지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져야만 했다. 이 시련을 혼자 겪으면서 그녀는 자기 혼자 견뎌내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이 서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떤 그 사실을 가족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았다.
*태어난 벤
"네안데르탈인 아기야." 해리엇이 말했다.
(벤에 의해 넷째 폴이 다치고 나머지 아이들이 모두 벤을 조심하게 된다.) 루크, 헬렌, 제인은 말없이 위층으로 올라갔고 그건 부모들에게는 아주 좋지 않는 순간이었다.
애들은 쳐다보면서 앨리스가 말했다. "불쌍한 어린 것들."
도러시가 말했다. "정말 안됐어."
해리엇은 이 나이 든 두 여인, 강하고 끈질긴 생존자들이 인생에 대한 그들의 방대한 경험에 비추어 자신을 비난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데이비드를 힐끗 보았는데 그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비난과 비판과 혐오. 벤은 이런 감정들을 야기했고 사람들 안에 있던 이런 감정들을 밝은 빛 아래로 끌어냈다.
집안은 옛날 같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긴장감과 경계심이 깃들었다. 해리엇은 벤이 자아내는 무시무시하고 불안한 호기심 때문에 사람들이 자기가 없을 때 그 애를 보려고 가끔씩 위층에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았따.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길로 그녀는 그들이 벤을 보고 왔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내가 죄인인 것처럼! 그녀는 분노했다. 그녀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마음을 끓이며 보냈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 데이비드도 자신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그에게 말했다. "이게 바로 옛날 원시시대에 변종을 낳은 여자를 어떻게 취급했는지 보여 주는 거야. 마치 그 여자만 잘 못한 것처럼. 하지만 우린 문명시대에 살잖아!" 그는 이제 그녀를 대할 때 갖게 된 침착하고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말했다. "당신은 뭐든지 과장해."
*시설로 보낸 벤을 협의 없이 다시 데려온 해리엇
그녀는 말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어." 그가 신중하게 말했다. "바로 그 때문에 그 애를 보낸 게 아니야?"
"당신은 뭘 기대했었어? 그들이 그 애를 잘 적응된 사회의 일월으로 키우리라고? 그래서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그는 비아냥 거렸지만 그것은 그의 목이 눈물로 뻣뻣해졌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상대의 모든 것을 보면서 서로 오랫동안 집어삼킬듯이 쳐다보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좋아, 저 사람이 옳아. 그리고 내가 틀렸어. 하지만 일은 저질러진걸.
(여성 의사로 바꿈)
"당신은 벤이 격세유전되었다고 생각하세요?" 길리 박사가 근엄하게 물었다.
"분명히 그런 것 같아요." 해리엇이 말했다. "난 그런 말을 누가 했으면 하고 원하는 거예요. 난 그런 사실이 인정되기를 원해요. 아무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난 참을 수가 없어요."
*데이비드와 멀어지고 / 데이비드는 가정적인 남자로서의 자아를 잃는다.
자신의 삶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녀는 육체의 껍질이 한 겹 벗겨진 것 같았다. 물론 진짜 표피는 아니지만, 아마 눈에 보이지도 않고 사라지기 전까지는 전혀 의심해 보지도 못하는 형이상학적인 본질이.
"그 불쌍한 사람들, 우리 거기에 가요, 적어도 일주일이라도..." 불쌍한 데이비드... 항상 그런 수식어가 붙는다는 것을 해리엇은 알았다. 때때로 불쌍한 해리엇, 그러나 그 경우는 드물었다. 대개는 항상 무책임한 해리엇, 이기적인 해리엇, 미친 해리엇...
벤이 살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은 여자, 그녀는 입 밖에는 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이렇게 격렬하게 자신을 옹호했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신봉하고 지지하는 가치관으로 판단해 볼 때 그녀는 벤을 그 장소에서 데려오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살해당하는 것으로부터 그 애를 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 가족을 파괴했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해를 끼쳤다. 그녀의 사고는 이런 틀 안에서 맴돌았다.
데이비드는 그녀가 거기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계속 말했다. 하지만 해리엇으로서는 어떻게 안 갈 수가 있었겠는가? 그리고 만약 그녀가 가지 않았더라면 데이비드가 갔을 것이라고 그녀는 믿었다.
희생양. 그녀는 희생양이었다. - 해리엇, 가정의 파괴자. 그러나 또 다른 생각과 감정의 층이 저변에 깔렸다. 그녀는 데이비드에게 말했다. “우린 벌 받는거야. 그뿐이야.” “무엇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에 그가 증오하는톤이 있었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그가 물었다. “잘난 척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행복해서.”“헛소리.” 그가 말했다. 그는 화가 났다. 이런 해리엇이 그를 화나게 만들었다. “이건 우연이야. 누구나 벤 같은 애를 가질 수 있어. 그건 우연히 나타난 유전자야. 그것뿐이야.”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그녀는 완고하게 주장했다. “우린 행복해지려고 했어! 행복한 사람은아무도 없었어. 아니, 나는 행복한 사람을 만나 본 적이 결코 없어. 하지만 우리는그렇게 되려고 했지. 그래서 바로 번개가 떨어진 거야.” “그만둬 헤리엇! 당신은 그 생각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몰라? 유대인 학살과 형벌, 마녀 화형과 분노한 신들!” 그는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희생양들.” 해리엇이 말했다. “희생양도 잊지마.“ ”수천 년부터 앙심을 품은 신들.“ 그가 마음속 깊이 불안해하면서 화가 나서 주장하는 것임을 그녀는알 수 있었다. ”처벌하는 신들. 불복종에 대해 처단을 하고있어.“ ”하지만 이러저러하게 되리라고 결정한 우리가 대체 누구야?” “누구냐고? 우리가그렇게 한 거야.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우리는 우리가 믿고 행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졌어. 그리고 불운이 닥쳤지. 그게 다야. 우리는 쉽게 성공할 수 있었어. 우리가 계획했던 그대로 될 수도 있었어. 이 집안에 여덟 명의 아이가 있고 모두들 행복해하는... 글쎄, 가능한 한.“ ”누가 그 돈을 대 대주었지? 당신 아버지야. 그리고 다른 방식이지만 우리엄마도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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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중
2000년에 발표했다는 후속작 [세상 속의 벤] : 집을 떠난 벤이 그의 힘과 모자란 지능 때문에 어떻게 인간들에게 착취를 당하는지 보여준다...
그녀는 작가의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소설가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우리가 스스로를 다른 사람이 보는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특히 인간에게는 미개적 집단 행동으로 역행하려 하는 끊임없는 충동이 있어 인간이란 종족의 생존을 위협하는데, 레싱은 대중 운동과 집단 감정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는 집단행동이 집단되어 나온 과정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본다. 작가란 관찰하고 검토하는 그 습관 때문에 이러한 집단의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기 용이하며, 이런 독립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작가군이 형성될 때 사회는 올바른 생존을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작가가 들쳐보이는 우리의 관습적 생각은 아이하며, 그러한 작가가 보여주는 현실은 악몽과 같이 두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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