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헐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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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 편성준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옛 말씀, 일체유심조는 진리였다.

'도그마'로 세상을 보는 건 위험하다. 백 사람에겐 백 가지의 인생이, 천 사람에겐 천 가지의 인생이 있는 법이다.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단 말인가.

이래저래 아내와 나는 참 많이 다르다. 그런데도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건 미워하는 대상들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우리는 거짓말 잘 하는 사람, 남에게 군림하는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과시하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 목소리 큰 사람을 싫어한다. 지나친 모범생을 싫어하고 기회주의자나 정치적인 사람도 싫어한다.

'창조'라고 써놓고 보면 거창하지만 사실 사람에겐 모두 크리에이터의 능력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는 타고나기도 한다. 다만 대부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크리에이터의 자질은 무엇일까. 틈나는 대로 읽고, 보고, 쓰는 것이다. 카피는 카피라이터만 쓰지 않는다. 시도 시인만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평소 부지런히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메모를 하는 사람들은 만나보면 활기차고 재미있다. 늘 뭔가 새로운 걸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책할 것도 없고 조급해할 것도 없다. 지금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비 오는 날에는 빗소리를 듣고 눈 오는 날엔 내리는 눈을 바라본다. 여름에는 찌는 듯한 삼복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다도는 그런 삶의 방식을 어려운 이론 없이 '몸으로 익힐 때까지 반복해서' 가르쳐준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힘든 날이지만 동시에 매일매일이 좋은 날이기도 한 것이다. 비록 느리고 고단해도 지금처럼 날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고마워하고 또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만 있다면 인생은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겠는가.

소개한 책
가네시로 가즈키 [영화처럼]
진회숙 [우리 기쁜 젊은 날]
정철 [틈만 나면 딴생각] / "좋은 생각, 맞는 생각만 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머리가 굳는다."
마루야마 겐지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허번 멜빌 [필경사 바틀비]
로런 그로프 [운명과 분노]
존 스타인벡 [에덴의 동쪽]
아사다 지로 [칼에 지다]
위화 [허삼관 매혈기] [인생] *두 권 모두 좋아하는데 다시 읽고 싶음.
조너선 샤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주노 디아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조지수 [나스탸사]
이경미 [잘돼가? 무엇이든]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진짜 삶을 산다는 것은 매일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태어날 준비는 용기와 믿음을 필요로 한다. 안전을 포기할 용기, 타인과 달라지겠다는 용기, 고립을 참고 견디겠다는 용기다."
장석주 [철학자의 사물들] / "길쭉한 담배는 흡연자의 신체에 대한 은유로써 부족함이 없다. 그러니까 흡연자는 실은 자신의 몸을 태우는 것이다. 담배가 불똥으로 타들어 가면서 연기로 공중에 흩어지듯 담배를 피우는 사람 역시 언젠가는 사라질 자신의 미래를 예시한다. 그래서 흡연 행위는 존재의 증발이고 진부한 황홀경에 빠지고 싶은 자아의 집중이기도 하다." 소개한 영화
[킬링디어]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일일시호일] : 매일매일이 좋은 날
페데리코 펠리니 [길]
고레에다 히로카즈 [걸어도 걸어도] [어느 가족]
알렉산더 페인 [사이드 웨이]



📖✏️.
이 정도면 TBWA 출신 카피라이터 책 컬렉터 수준인데... 이번에는 정말 모르고 읽었습니다. 😂 읽는 내내 바빴다. 자조적인 유머(내 취향)에 웃고 한옥살이를 매우 부러워하고 술 대목 나올 때마다 논알코올 맥주를 들이켜고 스윗 모먼트가 나올 때마다 애인 손에 내 손을 포개고(?) 예비 타투 문구부터 (一切唯心造 -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 읽을 책, 볼 영화를 잔뜩 스크랩했다. 백 사람에겐 백 가지의 인생이, 천 사람에겐 천 가지의 인생이. 우리 기쁜 젊은 날, 매일매일이 힘든 날이지만 동시에 매일매일 좋은 날!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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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ohmy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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