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헐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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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육체의 종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죽는 것이다."

- 어머니는 일시적으로 제정신이 들자... "난 네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다했다. 그런데 그 때문에 너는 한층 더 불행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 이제는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어머니가 나의 어린 딸이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될 수는 없다.

- 내게 이런 식으로 사랑을 요구하고 있는 어머니를 보니 울고만 싶었다. 내가 어머니에게 드릴 수 있는 사랑이란 이 이상 더는 충족시켜드릴 수 없는 한계에 달한 사랑이었다.

- 어머니는 생기를 잃고 피부가 변색되어간다. 늙는다는 건 생기를 잃어가는 것이며 동시에 마음속의 움직임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 어머니가 했던 말들이 생각난다. "사람은 결국 한 가지 인생만을 살게 된단다." (웃기 위해서, 잘 먹기 위해서 혹은 물건들을 사기 위해서 산다.) 내게는 "넌 인생을 살면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하려고 해!"라고 말했다.

- 어머니는 나로 하여금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준다. 어머니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면 나 역시 죽음으로 치닫는다. 어머니가 나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하는 것이다.

- 나는 대체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어머니 곁에 있을 뿐, 그게 전부다. 내 곁엔 항상 어머니의 목소리가 있고 모든 것이 그 목소리 안에 응집되어 있다. 죽음이란 다른 모든 것을 초월해서 볼 때 목소리의 부재를 의미한다.

- 어머니는 "X 혹은 Y가, 또는 어떤 개가 갈망하다 죽었다" 하고 말한다. 갈망으로 죽었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고통 때문에 죽었다는 의미다.

- 집 안에 있는 것보다 밖에 나와 있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 바깥에 있으면 맘치 내가 어머니를 찾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바깥, 그것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예전엔 세상 어딘가에 어머니가 존재해 있었다.


아니 에르노 작가가 치매에 걸린 엄마를 방문할 때마다 남긴 간병 일기.
나는 엄마와 매일 통화한다. 대게 영상통화를 하는데 엄마를 바라볼 때 미래의 나를 보는 느낌이 연신 든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에 쉽게 전이되며 그녀와 나를 동일시할 때가 있다. 그래서 그녀를 자주 응원하는만큼 많이 걱정한다. 엄마가 날 보는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적당한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며 마음껏 서로를 위한다. 조금만 상상해도 날 쉽게 공포에 지르게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건 바로 엄마의 죽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엄마를 포함하여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내 곁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고, 그들의 행복에 더 기여하는 존재가 되자고 다짐했다.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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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ohmy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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