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헐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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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언니, 핸과 영통 2시간 30분을 하며 2020년을 회고하였다. 소리가 녹음되지 않아 날아갔지만 ㅠ 매년 같이 하자고 다짐. 12시가 넘었지만 매년 하기로 한 가족사진 촬영 리츄얼을 해냈다. 

 

 

 

 

1월 2일

비타민, 체력 부족으로 입술 병이 심하게 난 12월. 그 후 과일을 자주 먹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석류 까는 거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왜 아무도 말 안 해줬어요. 사고 침... 

 

 

 

 

1월 3일

이상하게 팬케이크가 계속 꿈에 나왔다. 필리핀 살 적, 이틀에 한번 꼴로 팬케이크를 아침에 먹었기에... 성인이 되고서 절대로 먹지 않은 음식이었는데 말이다. 광호는 앞으로 팬케이크 생각이 안 나게끔 하려는 심보인지 무려 4장의 팬케이크를 쌓아 만들어줬다. 물론 그다음 날도 반죽이 상하기 전에 빨리 소진해야 한다며 또 만들어줬다. 그래도 무언가를 먹고 싶다고 생각할 때, 요리해주는 광호라 참 좋다. 

 

 

 

 

 

무려 작년 아빠로부터 생일선물로 받은 '세상을 알라 고대와 중세 철학' 책을 시작하였다. 어마어마한 벽돌 책이지만, 마음이 차분해진다. 수백년  전 살던 사람들의 생각을 읽다 보면 사람은 결국 다 비슷하고 특별할 필요 없으며 그저 오늘 하루 내일 하루 타인과 지구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잘 살아가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1월 7일

모카는 여전히 슬림하나 다리, 몸통의 길이가 자랐다. 그러나 똥꼬발랄한 성격은 여전하기에 넌 평생 내 애기야. 이전과 달리 내게도 많은 애교와 사랑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제일 잘 놀아주는 인간이 누군지 이제야 알게 된 거지. 

 

 

 

 

박스만 보면 들어가고 보는 냥. 난 너네 뒷통수가 늘 귀엽더라. 재택근무할 때 냥들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그거 하나만큼은 매우 좋았다.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내가 궁금했던건지, 제리는 어슬렁거리다가 결국 내 무릎 위에 자리를 차지하였다. 매일 봐도, 새롭고 신비로운 냥의 눈동자. 바라만 봐도 지겨울 틈이 없다. 

 

 

 

 

물론 이렇게 부담스러운... 게 재택근무의 단점이었다. 어디서 읽었는데, 컴퓨터나 책에 몰두하는 모습에 질투한다며?

 

 

 

 

아침마다 언제 일어날까, 침대에 앉아서 집사를 구경하는 냥이들. 너무 사랑스럽고, 냥 덕에 늘 웃음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1월 8일

그리고 재택근무 기간 연장과 함께 눈이 매우 내렸다. 사무실이 집에서 5분 거리이기도 하고, 사무실이 업무 하기에는 더 편하여 출근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눈보라가 심해 재택근무. 하얗게 변한 세상을 구경하는 냥이들. 

 

 

 

 

1월 9일

토요일, 오전. 편의점에 달려갔다. 가는 길에 만난 눈 쌓인 귤밭. 집 앞에 늘 널려있지만 한 번도 서리를 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매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맛이 궁금하다... 궁금해.) 

 

 

 

그리고 집 앞에 있던 귀여운 눈사람들. 이때 '눈사람을 과격하게 망가트리는 사람들' 뉴스가 돌던 때이다. 이 귀여미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줬다. 착한 이웃들이 가득한 우리 동네. 

 

 

 

 

광호가 요리해준 시래기 들깨 된장국. 외식, 배달음식을 좋아하던 광호이지만 (대부분의 1인 가구가 그렇듯) 둘이서 집에서 요리하는게 이제 일상이 되었다.  돈도 아끼고, 건강하고, 훨씬 맛있어. 

 

 

 

 

일전에 부모님 모시고 간 식당에서 먹고 모두 환호를 질렀던 반찬 : 새송이버섯 구이. 이후 집에서 종종 해먹고 있다. 무언가를 먹고서 "집에서 요리해보자."라고 말할 수 있어서 좋다. 

 

 

 

 

1월 10일

그리고 또 우리 모카 사진. 어릴 적에는 하도 움직여서 사진을 많이 못남겼는데 요새 훌쩍 커진 모습을 보고서는 많이 남기려고 노력 중이다. 누나 옆에 오래오래 있어줘, 모카야. 1월 10일 이날은 혼자서 와인이며, 한라토닉이며 엄청나게 술도 마신 저녁인데 사진이 없다. 

 

 

 

 

1월 11일

나의 직속 팀원들이 승진하였다. 광호는 이제 다른 팀의 팀장이자 대리로, 혜지는 주임으로. 너무 감격하여 심장이 벌렁벌렁 뛴 날이다. 아라동에 새로 생긴 파스타 맛집 'mtt'에서 점심을 샀다. 진짜 서울에서 먹는 그런 맛있는 파스타. (제주는 이상하게 파스타집은 많은데 맛집이 적다. 전문집이 적은 듯.) 

 

 

 

 

그리고 커플신발이 귀여워서 찰칵. 이번 겨울의 '잇템'이었다. 아빠에게도 선물 드림. 

 

 

 

 

1월 13일

 

2019년 12월 피부가 처음 뒤집힌 후, 2020년 내내 민감성 피부로 살았다. 피부과 말로는 여드름은 아니고 트러블이라는데 순한 화장품, 스트레스 안 받고, 피부 안 만지는 게 최고라는 답변을 받았다. 2020년 12월은 입술병까지 생기며 진짜 피부 스트레스가 극심했는데 2021년이 되자마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그런데 제리를 구경하니 음.. 원인이... 나 없을 때 늘 베개... 에서 자던 거야?

 

 

 

 

 

1월 14일

생일 전날. 팀 친구들이 커피와 직접 만든 케이크를 출근하자마자 줘서 배부른 오전을 보냈다. 내가 사랑하는 스벅 라떼 + 바스크치즈케이크 조합이라니. 맛있어서 정말 너무 고마웠다. (늘 음식에 행복해지는 나) 오랜만에 전원 출근한 기념으로 점심 회식. 베라체에 생긴 일식 덮밥집 '킨지'인데 사케동이 꽤 괜찮다. 

 

 

 

 

1월 15일

생일에 휴가를 냈다. 20살 이후로 생일을 중요시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하루 종일 누워서 책을 읽었고, 제리와 모카는 새로운 장난감을 잔뜩 (우리로부터) 선물 받았다. 저녁에는 꽃 선물과 나타난 광호 덕에 집이 환해졌다. 저녁은 내 소원대로 '집에서 처음 만든 마라샹궈'와 미역국. 이 날 이후로 1일 1 마라샹궈를 먹게 되는데...

 

 

 

 

1월 16일

30살 이후로부터는 내 생일은 '부모님'께 한 번 더 효도하는 날로 정했다. 엄마의 폰을 두 번째로 바꿔드렸다. 삼성 갤럭시 S21를 무려 사전예약일에. 계약도, 혜택도 척척 챙기는 광호에게 무한의 감사를. (하여 겨울에... 생각나기 꽤 힘든 냉면을 같이 먹어줬다. 광호는 냉면 홀릭) 효도는 늘 '오늘' 해야 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부모님께 제일 큰 물리적, 심리적 지원군이 되고 싶다.

 

 

 

 

1월 17일

정말 오랜만에 외출하였다. 광호와 코로나 이후로 제주스러운 데이트를 한 적이 손에 꼽는데 이 날 괜히 둘 다 두근거렸던 것 같다. 오브젝트 늘에서 금반지를, 필기에서는 연필을 구매했다. 나의 공간에 대한 욕심, 취향도, 생각도 딱히 없는 편이다. 부족한 취향을 채우기 위해 이러한 공간을 열심히 다녀야겠지라는 생각. 콘서트도, 전시회도 같은 맥락에서 다니는 편 같다. 

 

 

 

 

 

그리고 오랜만에 명진전복 + 르토아베이스먼트. 명진전복은 맛이 달라진 건지, 내 기대치가 높았던 건지 별로여서 다음에는 가지 말자는 의견 합치. 르토아베이스먼트는 앙버터 맛집인데 딱 하나 남아서 기분 좋게 포장을 했다. 

 

 

 

 

집에 와서는 또 마라샹궈와 포장한 스콘 + 전자책 (분명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인 듯)으로 행복한 저녁을 보냈다. 2020년 4분기는 중드만 내내 봤는데 유명한 작품을 전부 다 정주행 해서 그런지 1월은 조용히 책만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광호는 화장실 셀프 리뉴얼 시공을 시작했다. 그 시작은 바로 깔쌈한 블랙 샤워 수전. 너무 이쁘고 대견해. 

 

 

 

 

그리고 1월에 읽은 어느 치즈 책 때문에... 주 1 치즈 + 하몽을 먹고 있다.  

 

 

 

 

1월 18일

예향정 : 베라체에 위치한 쌈밥집. 이 날은 쭈꾸미볶음밥 +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가성비 좋고 맛있음. 

 

 

 

 

저녁은 여김 없이 마라샹궈에다가 모닝글로리 공심채 볶음. 1월에 마라샹궈를 10일 이상 먹은 듯하다. 지금은 질려서 생각나지 않음. 집에서 해 먹으니 저렴하고 내가 원하는 재료를 잔뜩 넣을 수 있어서 만족도도 높다. 

 

 

 

 

 

 

1월 19일

사진첩에 마라샹궈 사진이 제일 많다.

 

 

 

화장실 공사는 계속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있고 좋은 광호. 세면대까지 혼자서 교체하는 사람. 그리고 공사 내내 나 대신 광호 곁을 지킨 모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월 20일

굴 + 치즈 + 하몽 +  한라토닉 + 책 = HEAVEN

 

 

 

 

새로운 세면대도 도착. 화장실 리뉴얼 공사는 내가 작년 내내 노래를 부르던 희망사항이었는데 진짜 1월 되자마자 뚝딱 해줘서 고마운 마음뿐. 

 

 

 

애들도 추위를 느끼는지 1월은 같이 침대에서 자는 시간이 많았다. 

 

 

 

 

1월 21일

제주에 폴바셋이 생겼어요! 얏호. 사실 서울에 있을 때도 두세 번만 마셔봤다만. 1월에만 4번?을 들린 것 같다. 아이스크림 라떼 무슨 일이야, 스벅 보다 훨씬 맛있다. 그러나 주문 시스템이며 서비스며... 손님이 너무 몰려서인지 매우 느리고 불친절해서 '역시 스벅이 스벅인 이유가 있어'라는 결론.

 

 

 

 

 

언젠가 SF소설을 꼭 쓰고 싶어, 라는 희망에 윤곽을 만들어준 '루나크로니클 시리즈'. 얼마나 재밌으면 운동하면서까지 읽겠음. 진짜 4권의 벽돌 책으로 구성된 시리즈를 여러 밤을 새워가면 읽었다. 아직 외전 편이 남았으나 아끼는 중.

 

 

 

 

1월 23일

피부 트러블을 막기 위해 베개 위에 수건을 깔았는데.... 그 위에 눕는 제리 냥.... 

 

 

 

 

정말 3년이 지났어도 아직 내 눈에는 거대한 애기인 제리냥. 마찬가지로, 날이 갈수록 더 귀여운 광호. 

 

 

 

 

1월 24일

김영하 작가님의 랜선 북클럽 글을 우연히 읽고, 급하게 1월의 책 [자기 결정]을 찾아 제주 서점에 전화를 돌렸다가 찾은 '한라서적타운'. 이렇게 큰 서점이? 왜 나만 몰랐어! 최대한 책은 오프라인 로컬 서점에서 구매하자 주의인데 없는 책이 많은 제주 서점들 (독립서점은 많다.) 앞으로 자주 찾을 것 같다.

 

 

 

 

1월 27일

수건걸이, 머리끈 걸이도 이쁘게 바꿨고요.

 

 

 

 

1월 30일

그리고 그 사이 대표님께서 2번 제주에 오셔서 업무 일정이 바빴기에 사진이 없다. 앞으로 바빠도, 대표님 오셔도 사진은 찍어둬야지. 아라동 빵 맛집 '블레블랑제리'에서 베이커리 구매. 빵 + 와인과 함께 김영하 작가님 북클럽 참여. 2021년 내내 지속되길, 계속 참여하길!

 

 

 

 

1월 31일

아빠 생신을 축하드리며 하루를 시작. 뒹굴뒹굴 놀며 체력을 비축하고 저녁에는 영화 '소울'을 봤다.

 

 

 


 

 

NOTE

일은 바빴지만, 그래도 OFF일상은 꽤 차분히, 평화롭게 보냈다. 차분히 시작한 만큼, 2021년 한 해 또한 이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면 좋겠다. 다만 경험 스펙트럼은 너무 좁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2월에는 더 많이 보고, 생각하고, 경험하는 거리들이 가득하면 좋겠다. 2월은 설도 있고 (서울은 가지 않기로), 엄마도 보고 (광호는 월말에 길게 육지에 간다.) 이벤트들이 있으므로 너무 뒹굴 거리지 않길! 

 

 

 


데이지

오마이라이프 인스타그램 | 북스타그램 | 유튜브

daisy@ohmy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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