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닭튀김이라기보다 덩치만 큰 '병아리 튀김'입니다. 품종개랑이 되지 않은 병아리는 성체가 되기까지 5개월이 걸립니다. 생명 공학 기술의 발전은 성장에 필요한 5개월을 단 5주로 줄였습니다. 한국에서만 매월 9000만 명이 넘는 닭, 아니 병아리가 생후 2개월에 접어들면 고기로 죽습니다. '치느님'으로 칭송받고 1인 1닭이 기본인 양 불호 없는 식재료로 전시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Q에 따르면 1년 동안 식량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13억 톤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전 세계 음식 생산량의 3분의1과 맞먹는 수치입니다. 내키는 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면 내 몸에 아무리 소박한 음식이 들어왔다고 한들 소박한 식사라 볼 수 없겠지요.
간소한 식사는 간소한 삶으로 이어집니다. 맑고 소박한 채식으로 풍요 속 빈곤을 해소합니다.
거의 무비판적으로 수용되는 마라탕후루와 달리 채식(특히 비건)은 억울할 정도로 검열당합니다. 내가 한밤중에 컵라면과 핫도그를 먹을 땐 건강의 기역 자도 꺼내지 않던 사람들이 끼니마다 나물과 현미밥을 먹는다고 하자 갑자기 단백질 경찰관, 영양소 검사님으로 변신해 주워들은 말로 도토리 키재기 같은 훈수를 두기 시작하는데, 그 대사가 얼마나 천편일률적인지요. 널리 퍼진 영양가 없는 말을 그대로 따라 읊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계절을 만끽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다음 두 가지를 추천합니다. 하나는 온몸으로 바람을 맞는 달리기이고, 다른 하나는 두릅 파스타처럼 계쩔의 향이 물씬 나는 제철 음식 먹기입니다.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날씨 속으로 뛰어드세요. 향긋한 제철 채소로 장을 보고 요리하세요. 사라지는 계절 속으로 한 걸음씩, 한 입씩 행복해지세요.
치킨은 안전하고 편리한 선택입니다. 육식 마케팅은 세뇌에 가깝습니다. 모두가 고기를 좋아한다는 믿음이 공급자뿐만 아니라 소비자까지 적극적으로 획일화된 욕망을 재생산하게 만듭니다. 육식 숭배는 무지성적으로 공공연하게 이루어집니다. 다른 종교나 신념에 비해 맹신 검열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닭은 지구상의 모든 새를 합친 것보다 많이 태어나고 많이 죽습니다. 한국에서만 한달에 1억 가까이, 하루에 약 284만 명의 닭이 조각납니다. 공장에서 길러진 닭의 뼈가 지구를 뒤덮습니다. 닭뼈는 '인류세'를 나타내는 지표 화석이 될 것입니다.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향하는 우리에게 치킨은 더 이상 잔치에 어울리는 음식이 아닙니다.
5명 중 1명이 반려견을 키우지만 끝까지 키우는 비율은 12퍼센트밖에 되지 않습니다. 2017년 이후 매년 10만 명이 넘는 유기동물 (유실통물을 포함한 통계)이 생이별 당합니다.
아이를 대할 때는 내게 편리한 편견이 아니라 관찰하는 관심을 가지고 대해야 합니다.
소수에게 나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얼마 전 '극단적 채식이 건강을 망친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으면서도 느꼈습니다. 채식의 건강적 이점을 말하면서도, 영양 균형을 고려하지 않으면 뼈 건강을 해치고 탈모, 피로감 등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극단적인 '채식'이라는 말은 극단적인 '식단' 혹은 극단적인 '육식'으로 바꾸어도 똑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2022년, 한국인의 육류 소비량이 최초로 쌀 소비량을 추월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줄고 육류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리라 전망했습니다. 실로 그렇듯, 한국인의 육류 소비량은 2012년 이후 10년 동안 42퍼센트나 증가했습니다. 한국에서만 1초에 36만 마리의 축산 동물이 도살당합니다.
동물을 포함한 자연 착취하는 모든 산업이 '돈'을 위해서는 학대, 살상을 허용한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개인 역시 동물 학대가 옳지 않다는 공동의 합의와 정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동물 학대를 구매합니다. 강자의 이익을 위해 폭력을 눈감는 사회에서 생명은 숫자가 되고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됩니다. 인간은 돈을 나르는 역할로서 존재합니다. 돈 없이, 착취 없이 평등하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방법을 잊어갑니다.
왜 인류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으며 불행을 자초할까요?
자아가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는 문장을 읽었습니다. 저는 '자아가 강한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서로를 다치게 합니다. 모두에게 자아가 강해지는 시기와 강한 부분이 있을 뿐입니다.
매일 똑같은 음식만 먹으면 병이 납니다. 매일 똑같이 보거나, 말하거나, 느껴도 마찬가지로 병이 듭니다.